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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이야기

왜 소프트웨어에서 실패를 할까?




많은 회사들인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서 더 실패를 많이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여러 산업분야에서 하드웨어는 이미 세계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그런 회사들 조차 낙후된 소프트웨어 역량 때문에 경쟁력을 잃곤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하드웨어는 제대로 설계를 하면서도 소프트웨어 설계는 아예 없거나 엉성하기 그지 없다. 

소프트웨어는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지식 산업 중에서 가장 복잡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 만큼 엉성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작은 집을 만들던, 빌딩을 만들던간에 설계 없이 만드는 것은 없다. 하다못해 작은 장난감도 잘 만들어진 설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소프트웨어는 설계없이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하드웨어는 제대로 설계를 하지 않으면 아예 동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대단히 소프트하다는 착각에 대충 만들어서 통합이 안되거나 동작을 잘 안하면 조금씩 고쳐서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이다. 하드웨어는 만들어 놓고 쓰다가 망가지면 버리면 되지만 소프트웨어는 한번 만들어 놓은 아키텍처가 생각보다 오래가고 나중에 발목을 잡게 된다.

또한, 하드웨어는 고객이 원하는대로 마음대로 변경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착각하에 고객마다 다른 제품을 만들어서 제공하는데, 이런 회사들은 대부분 미래에 유지보수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공공 입찰의 경우 제대로된 스펙과 설계서를 요구하긴 하지만 대부분 페이지 수만 채운 형식적인 것이고 실제 개발에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 결국 개발자들이 머리 속으로 설계를 해서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해서는 당장 제대로 만드는 것을 떠나서 미래에 벌어지는 수많은 문제들을 점점 키우게 된다.

둘째, 소프트웨어는 완전히 다른 기업 문화를 요구한다.

하드웨어는 몇몇 천재가 기가막힌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하드웨어 분야도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돌아가지만 소프트웨어와는 사뭇 다르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거의 모든 단계에서 대단한 협업이 필요하다. 또한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윗사람이 지시하고 이를 따르고 보고하고 통제하는 문화로는 절대로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개발할 수 없다.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공유하고 리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관리자가 철저히 통제하고 관리하는 문화는 이를 저해하게 된다.

세째, 소프트웨어를 잘아는 경영자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를 동작하는데 도움을 주는 부수적인 부품으로 생각한다. 이런 하드웨어적인 마인드로는 소프트웨어를 절대로 잘 개발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있는 경영자라면 소프트웨어를 매우 잘 알고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경험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소프트웨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축구를 해본적도 없는 관중 수준의 사람에게 축구 감독을 맡길 수는 없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는 너무나 갈길이 멀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냄비처럼 확 끓었다가 식는 것이 반복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꿈꾸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세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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