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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문화

직원을 잠재적인 도둑 취급하는 회사 필자는 몇 년 전 A그룹에 강연을 하러 갔다가 곤란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한국 대부분의 대기업이 그렇듯이 보안이 매우 엄격한 회사였다. 나는 직원들의 안내대로 메모리, 외장하드를 모두 빼놓고 회사로 들어갔다. 하지만 강연이 끝나고 나오는 과정에서 X-Ray 검색대에서 와이브로 단말기가 발견이 된 것이다. 보안 담당자는 와이브로 단말기는 압수하고 조사 후 일주일 정도나 뒤에 돌려준다는 것이다.​필자는 이동이 잦고 와이브로를 통해서 인터넷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처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반입금지 물품 안내에 와이브로는 있지도 않았었다. 결국 임원분이 보증을 서서 해결을 했는데 어이 없는 해프닝이 아닐 수 없었다.​강연을 하러 간 강사를 잠재적인 도둑 취급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닐까 생각도 .. 더보기
소프트웨어 개발자 성장에 꼭 필요한 리뷰 우리나라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은 잘 하는데 대접을 못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 또, 머리는 좋은데 환경이 나쁘다는 얘기도 있다. 젊은 개발자들은 외국의 개발자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에서 개발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할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리뷰를 잘 안 하는 문화를 꼽고 싶다. 개발자라면 각자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리뷰를 해왔던가? 자신이 작성한 문서, 소스코드를 다른 사람이 얼마나 리뷰를 해줬고, 나는 또 다른 사람이 만든 문서와 소스코드를 얼마나 많이 리뷰를 해줬던가? 잘 생각해보자. 개발자가 10년 정도 일을 했으면 수백 건의 문서와 수만에서 수십만 라인의 .. 더보기
55세 개발자가 막내인 개발팀 얼마전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인 P사의 호주 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를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 P사는 본사가 캘리포니아에 있고 전체 개발자 수는100여명이다. 그리 크지 않은 회사지만 20년동안 꾸준히 성장을 해왔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알만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그 회사의 제품군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100여명 밖에 안되는 개발자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에 놀랄것이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20년간 커왔고 전 세계 많은 나라 기업들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개발자가 수백명에 육박할 것이다. 하지만 매우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회사가 우리나라 밖에는 엄청나게 많다. P사 제품의 코어엔진을 만드는 팀에는 7명.. 더보기
개발자간 공유 문화 정착이 힘든 이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화 중 하나는 '공유’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를 향상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프로젝트 성공 확률을 높이는 중요 요소다.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의 실력을 향상하고 개발자가 20년, 30년 계속 개발자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 체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공유 문화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회사를 찾아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내 주변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가 많다. 특히 공유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런 노력의 결과로 성공적으로 개발문화를 정착했다고 하는 소식은 잘 들려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첫 번째는 아직 공유에 노력을 하는.. 더보기
야근, “악의 균형” 어떤 경영자는 “우리 회사 개발실은 밤이나 주말이나 불이 켜져 있다”고 자랑을 한다. 6개월간 개발자들이 집에도 못 들어가면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기도 한다. 오랜 야근으로 이혼에 이르게 된 개발자를 에피소드로 소개하기도 한다. 많은 경영자들은 야근이 개발자들의 열정을 대변해준다고 생각한다. 나도 수년간 자발적으로 하루에 14시간 이상 개발을 한 적이 있다. 단기간이거나 자발적이 초과근무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이거나 강요된 야근은 효과가 점점 떨어져서 마이너스 효과가 난다. 경영자들은 야근은 곧 열정의 결과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강요된 열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경영자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개발자의 야근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큰 이슈다. 과도한 야근은 직업의 질을 떨어뜨리고 뛰.. 더보기
혼자만 알고 있는 개발자들 많은 회사 개발자를 만나면서 느끼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개발자간에 정보와 지식의 공유가 잘 안 되는 것이다. 회사가 크던 작던 거의 모든 회사가 동맥경화에 걸린 것처럼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고 유통되지 않고 몇 사람만 알고 있다. 회사가 크면 클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꽤 오래 전 어떤 개발자가 개발을 하면서 특정 라이브러리의 호환성 때문에 한 일주일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인터넷도 검색하고 여러 시도를 해 보았지만 잘 해결이 안돼 여러 개발자가 고생을 하고 있었다. 수시로 사무실 통로에 서로 모여서 이와 관련된 짧은 토론을 여러차례 하면서 회사 내의 이슈가 되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날 때쯤 한 개발자가 말하길 이것은 자신이 수개월전에 이미 시도를 해보고 다.. 더보기
21C 韓 SW개발자는 16C 조선 陶工 처지 나의 취미 중 하나는 도예 즉, 도자기 만들기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해서 10년을 넘게 도자기를 만들었으며 도자기 역사나 도자기 기술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 환경이 조선 시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납치되어 간 도공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기를 거부하고 일본에서 뿌리를 내린 것과 비슷하다. 임진왜란 당시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간단히 알아보자. 그리고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데 현재 우리는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도 생각해보자. 16세기까지 전세계에서 1천300도 이상에서 구워내야 하는 도자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나라는 중국, 한국, 베트남 정도였고 그 중에서 도자기의 최고봉인 백자는 중국과 조선만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지금은 도자기가 별 것 아니라고.. 더보기
쓸데없는 회의를 줄이는 방법 '회의가 많은 회사는 곧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개발자도 회의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면 개발에 집중하기 어렵고 이는 개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꼭 필요한 회의는 해야 하지만 과도한 회의는 줄여야 한다. 그럼 어떻게 회의를 줄일 수 있을까? 물론 개인 혼자서 회의를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회의를 줄이는 것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줄여야겠다는 방법도 서로 공유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일단 회의가 얼마나 비싼 활동인지 생각해보자. 10명이 1시간동안 회의를 하면 얼마의 비용을 쓴 것일까?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적게 잡아도 100만원쯤 쓴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개발자는 1인당 회사에서 사용하는 비용은 급여와 부대비용을 계산하면 알 수 있다. 여기에.. 더보기
한국의 개발자는 쓸데없이 바쁘다 한국의 개발자들은 항상 바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느라고 바쁜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일에 바쁜 것이 문제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은 회사에서 개발자들은 본연의 개발 업무보다 불필요한 다른 일에 바빠서 정작 본연의 임무인 개발에 투자하는 시간이 얼마 안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개발이라 함은 코딩뿐만 아니라, 분석, 설계, 리뷰 등 개발에 필요한 일련의 활동을 모두 말한다. 한국 회사들의 소프트웨어 개발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선진 소프트웨어 회사보다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개발자들이 개발에 전념하지 못하는 환경 때문이다. 개발자는 고참이 될수록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일 때문에 바빠진다. 어느 회사의 고참 개발자들은 낮 시간에는 코딩을 한 줄도 못하고 남들 퇴근 후에 개발 일을 한다. 낮에는 이 .. 더보기
개발 경쟁력과 실속없는 화려한 보고서 몇 년 전 A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A사가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경영진에게 보고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보고서를 만들 때였다. 그런데 직원들 보고서가 최소 1주일 전에 완성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보고서를 매우 까다롭게 보기 때문에 보고서의 품질이 완벽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은 1주일 동안 진행되는 일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경영진이 까다롭게 보는 보고서의 품질은 보고의 내용이 아니었다. 문서의 외형적인 모습이었던 것이다. 물론 내용도 중요하게 보겠지만 직원들이 특히 신경을 썼던 부분은 문서의 형식이었다. 일단 보고서가 화려해야 하고 폰트, 정렬, 이미지, 도표 등 한눈에 딱 봐도 멋지게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문서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