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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SW를 망친다 우리나라는 고객이 소프트웨어와 개발사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외국 소프트웨어 회사와는 다른 잣대로 우리 소프트웨어 회사를 대하는 이중성 때문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는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물론 이런 현상이 꼭 고객 탓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 눈앞의 이익만 쫓다 보니 고객들은 여기에 길들여진 측면도 있다. 이렇게 고객이 소프트웨어 환경을 망치고 있는 실제 사례들을 알아보자. A사 고객들은 참을성이 없다.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발견되면 당장 고쳐달라고 막무가내 식으로 요구한다. A사는 팩키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때문에 개별 고객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당장 고쳐주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계획되.. 더보기
자신의 코드에 발목 잡힌 개발자들 필자는 국내외 다양한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여러 개발자를 만날 기회가 자주 있고 각 회사의 개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 중에서 3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다양한 일을 하지 못하고 하던 일만 계속하게 되는 현상에 관한 것으로,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이지 싶다. 국내 A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만 100명이 넘는 업계 1위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 개발자들은 철저히 자신의 소스코드가 있어서 몇 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서로 공동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프로젝트도 거의 혼자서 담당하며 한 사람이 여러 프로젝트를 맡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 보니 다른 사람의 소스코드를 볼 일이 거의 없다. 소스코드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간 정보 교류도 매우 적다. 이슈관리시스.. 더보기
CMMI는 회사를 망칠 수도 있다 필자는 최근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공학 역량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를 적용하여 오히려 어려워진 H사 직원 S씨를 만났다. 그동안 SI회사 등 여러 곳에서 CMMI를 적용하였던 회사의 직원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SI회사도 아닌 이 회사의 사례는 독특해 칼럼에서 소개할까 한다. CMMI를 폄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CMMI에 대한 오해와 서투른 기대를 경계하자는 것이다. 이는 CMMI 뿐만 아니라 수많은 방법론에도 똑같이 해당한다. H사는 최근 촉망받는 분야의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직원이 100명 가까이 되는 작지 않는 회사지만 개발에 관련된 변변한 문서가 하나도 없다. 스펙, 설계서 뿐만 .. 더보기
실리콘밸리 개발자 눈에 비친 한국 SW회사 얼마 전 실리콘밸리의 한 개발자 B씨를 만나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과거에 같이 일했던 친구인데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으로 미국 대학을 나와 실리콘밸리에서 20여년간 개발자로 일을 했으며 10여년간은 몇몇 회사에서 CTO로 있었던 친구다. B씨는 최근에 한국 소프트웨어 회사(가칭 A사)와 많은 교류를 한 모양이다. 한국 회사에 자사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서 실리콘밸리와 한국을 오가며 수개월간 한국 개발자들과 같이 개발을 해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A사에 대해서 느낀 점을 필자에게 얘기를 해줬는데 A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러 회사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내용이 있어 소개할까 한다. B씨는 일단 처음에 A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했다. 그런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규모가 .. 더보기
개발 프로세스 관료화의 함정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비법 아닌 비법은 개발 프로세스와 개발 문화의 적절한 균형에 있다. 김치를 담그는 레시피처럼 확실한 비율을 정하기는 어렵다. 개발 프로세스는 양날의 칼이다. 적절히 사용하면 개발 효율은 올라가지만 조금만 잘못 써도 개발 생산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개발자 성장까지 저해하여 회사와 개발자 모두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는 외국에서 몇백년동안 쌓아온 것을 우리는 몇십년만에 따라 잡은 분야가 꽤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기껏해야 60년 역사인데 따라잡기가 훨씬 어렵다. 개별 개발자들의 프로그래밍 실력은 결코 뒤진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전반적인 개발문화의 차이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는 개발자 인원수 늘리기와 .. 더보기
제대로 된 코드리뷰가 힘든 이유(개발문화 시리즈10) 두달넘게 소프트웨어 개발문화에 관련된 칼럼을 쓰고 있다. 문화란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서로 다른 부분이 많은 것이다. 그러한 우리 문화 중 소프트웨어 개발에 불리한 부분을 짚어보고 같이 고민해보자는 의미로 칼럼을 쓰고 있다. 문화란 공동체의 비슷한 생각과 행동이다. 공동체에 속한 사람은 당연히 하는 행동도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은 지식적으로는 알고 있어도 쉽게 따라하기 정말 어렵다. 개인의 습관은 개인의 의지로 고칠 수 있지만 집단의 문화는 바꾸기가 훨씬 어렵다. 그래서 개발문화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도 제대로 정착시키기가 힘들다. 그중에서 대표적이고 중요한 것이 '리뷰 문화'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화 중 하나인 “리뷰문화”가 제대로 정착된 회사를 우리나라에서 .. 더보기
SW 산업의 부실한 계약문화(개발문화 시리즈9) 이번 개발문화 이야기는 '계약 문화'다. 나는 개발자지만 여러 차례 계약의 경험이 있다. 특히 한국, 일본, 미국의 계약 문화를 두루 경험해봤다. 회사 설립 관련된 계약도 해보고 프로젝트 계약도 많이 해봤다. 그러면서 나라별로 계약 문화에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찌 보면 계약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일상의 약속, 구두 계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한국에서는 선비정신과 의리문화 영향인지 몰라도 돈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말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듯 서로 좋은 얘기만 하려고 한다. 계약 조건에 대해서 꼼꼼하게 점검하고 따지면 너무 깐깐하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의 개발문화는 좀 달랐다. 나도 처음에는 이질감을 많이 느꼈다. 개인적으로 .. 더보기
SW개발, 맥가이버식 전문가가 위험한 이유(개발문화 시리즈8) 이번 개발문화 이야기는 '전문가문화'다. 어떤 개발자가 국내 유수의 소프트웨어 기업에 취업하려고 한다고 가정 해보자. 개발자가 수백명에 달하는 이 회사에 지원을 하면서 본인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고 보자. “저는 빌드 전문가입니다. 빌드 기술 연구와 실무 경험이 5년이나 됩니다.” 그럼 이 개발자는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모든 회사가 상황은 아니지만 이 개발자가 주장하는 “빌드 전문가”라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할 회사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는 개발자도 있을 수도 있다. “빌드 전문가?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나는 비주얼스튜디오나 이클립스에서 버튼하나 누르면 그냥 빌드가 다 되는데 전문가가 필요한가? 그냥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 더보기
회의 많았던 SW 개발 회사의 비극(개발문화 시리즈7) 이번 개발문화 이야기는 '회의 문화'다. 회의 문화는 IT 분야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고, 회의 문화가 개선된 회사들도 많다. 그러나 변화가 필요한 회사들도 아직 많다. 회의가 많은 회사는 망한다는 속설도 있는데, 하루종일 회의하느라 정작 일은 퇴근 시간 지나서야 할 수 있다고 하소연하는 고참 개발자나 팀장들을 많이 봤다. 회의를 많이 하는 증상이 있는 회사는 회의 자체의 문제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높다. 회의를 하는 방식 자체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나라 회사들은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 이것은 여러 문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업무지시를 서로 만나서 해야 하고 얼굴을 봐야만 얘기가 되는 상황이라면 재택근무로.. 더보기
SW개발과 규칙의 두얼굴 (개발문화 시리즈6) 이번 개발문화 이야기는 '규칙 준수 문화'다. 우리 주변에서 규칙을 무시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듯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도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일은 자주 벌어진다. 물론 규칙을 정말 상세히 정하고 모든 사람이 규칙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더 잘되는 것은 아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규칙은 최소한으로 정해야 하고 성숙된 개발문화에 의한 개발이 더 효율적이다. 그래도 규칙은 지켜야 하며 지킬 수 있고 지켰을 때 개발 효율이 최대화 되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그럼 규칙을 무시하는 현상이 자주 벌어지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규칙을 지키지 않는 개발자들이 있다. 보통 회사의 최고 개발자들에게서 종종 벌어지는 현상이다. 소수의 개발자들에게 목을 메고 있는 회사들은 그런 개발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개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