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인프라스트럭쳐시스템(Infrastructure System, 기반시스템)에 대해서 이미 본 블로그에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회사를 만나보니 이러한 시스템 중에서 일부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려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이런 회사를 "Tool company"라고 부릅니다.
자신들의 주력 제품이 아니고 개발하기 위해서 필요한 툴들을 만들어서 사용하려는 회사를 말합니다.
물론 워낙 특수한 형태의 툴로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구할 수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 프로세스에 일반적으로 필요한 시스템들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특히, 버그관리시스템이나 프로젝트관리시스템을 만들어서 사용하거나, 만들려고 시도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그런 회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우리회사는 다른 회사와 다르다. 우리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우리는 금융회사다. 우리는 게임회사다. 우리는 포탈이다. 이유도 많습니다.
- 상용제품의 우리회사만의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없다.
- 우리가 만들면 사용제품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다.
- 우리 입맛에 딱 맞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개발자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개발자들은 이런 것을 만드는 일을 만만하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이 적은 개발자들은 단순히 코딩해서 동작하도록 구현하는 것만 생각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 뒤에서 수십배의 일과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잘 모릅니다.
당장 원하는 기능의 툴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일단 툴을 만들어서 사용하기 시작하면 개미지옥에 빠져든 개미처럼 점점 빠져들며 헤어나오기 어려워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툴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서 유지보수가 필요해집니다. 기존의 버그도 잡아야겠고, 사용하다가 불편하면 계속 수정사항을 요구합니다.
만들 때는 간단해 보였는데, 쓰면 쓸수록 손 볼일이 많아집니다.
본연의 개발업무에 집중해야 할 개발팀이 내부 툴 유지보수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쓸수록 기능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단 우리회사는 다른 회사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좁은 시야와 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착각입니다. 그리고 상용제품이 우리회사의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회사가 바뀌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 회사의 프로세스가 잘못되어 있을 확률이 99%이상입니다. 사소하게 보아 넘기는 기능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좋은 툴이라면 거기에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회사의 프로세스나 조직, 문화 등을 먼저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좋은 툴을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절약하는 것을 떠나서, 회사의 개발 프로세스까지 선진화된 형태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툴이 없이 제대로 된 개발 프로세스로 개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을 만들어서 쓰려는 "Tool Company"가 되어서는 안되고 좋은 툴을 찾아서 전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선진적인 개발프로세스와 문화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미지출처 : Microsoft Office Online